책 소개
겨울이면 아빠가 호빵을 사주셨는데 야채호빵, 단팥호빵, 봉지에 담아 손목에 끼고 등에는 나를 업고 내 발은 춥다고 아빠 손에 감싸 아빠 점퍼 호주머니에 넣어 주셨다. 겨울에 그 추억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듯해진다.
아빠는 2013년에 돌아가셨고, 시간이 지날수록 아빠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져 간다. 아빠는 목소리가 참 좋으셨는데 아빠 목소리가 가물가물 하고, 아빠 손은 두껍고 따듯했는데 그 촉감이 잊혀져간다. 처음에는 잊지 않으려고 자주 떠올리고, 복기해보았는데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다. 오래된 기억은 왜곡이 생기기 쉽고, 나는 계속해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여 변화하고 성장해야 하기 때문이다.
컴퓨터도 용량이 차면 정리를 해줘야 하듯 이 책을 계기로 아빠에 대한 기억을 정리할 예정이다. 컴퓨터 바탕화면처럼 내 머릿속 한 가운데 모아 두었던 아빠에 대한 추억을 조각 모음 하듯 모아 이 책에 담아 넣고, 남은 공간에 나만의 미래 삶을 채워갈 것이다. 이 책은 아빠에 대한 나의 아카이빙 파일이다. 책을 만들기 위해 아빠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추억을 차곡차곡 모았다.
나는 아빠에게 집착을 많이 한 아이였다. 아빠가 돌아가시고 오랜 시간 아빠를 놓지 못하고 붙잡고 지냈던 것 같다. 아빠는 나와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아빠를 잘 보내드리고 싶다.
아빠가 생전에 정을 많이 베푸셨기 때문에 아빠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다. 그분들이 책을 보고 아빠를 추억하고 또다시 삶을 힘차게 이어갔으면 좋겠다.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바라는 것은 나를 포함하여 아빠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이 아빠 몫을 대신해 각자 자리에서 잘 살아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45년생 아빠와 87년생 딸, 아빠는 아날로그 세대, 나는 디지털 세대이다. 서로 이해하는 방식은 달랐지만 공감하는 그 무언가는 같았다. 이 책은 또한 그 시간에 대한 하루하루의 기록이다. 이 책을 읽는 분들게 이 기록이 즐거움 내지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아빠의 하루〉 프롤로그.
목차
- 1부 - 아빠의 유년시절과 청년기
- 해방둥이의 하루
- 월남전 참전
- 드라마는 모두 거짓말이야
- 모나리자
- 그리운 큰엄마
- 효자 막내아들
- 2부- 아빠, 엄마, 나, 우리 가족
- 아빠의 비상금
- 우리집 댕댕이들
- 강아지풀 이야기
- 첫 동남아 여행
- 나를 키워준 어른들
- 한 여름의 추억
- 경찰차와 응급실
- 오늘의 야식메뉴는 라면
- 인생은 크게 멀리 : 아빠 엄마의 바람
- 아빠의 흰머리
- 우리가족이 개명 했던 이유
- 부부의 마음
- 아빠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
- 졸업선물
- 고무장갑 낀 아빠
- 다애네 하숙집
- 명품집터
- 인복 유치원의 추억
- 어린 이모
- 피아노
- 3부 - 아빠의 일
- 경찰청 사람들
- 지구대와 지하철
- 질서와 자유
- 드라이브와 대화
- 같은 꿈, 다른 생각
- 아빠의 느낌에 따르면…
- 현충원
- 아빠의 퇴근길
- 담배와 짜장면
- 몸이 주는 신호 : 부종
- 아빠의 비상약
- 불면증과 우울증
- 4부 - 아빠 생의 마지막 순간들
- 보훈병원
- 아빠의 암 진단
- 수술 후 회복 과정
- 하늘이 무너진다
- 여러 가지 신호들
- 새로 맞춘 틀니
- 나무로 만든 묵주
- 꿈
- 아빠와 마지막 하루